노력하는 천재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천재들, 영재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더 나아가 이들이 자신의 능력을 타 분야와 융합할 때 그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이와 관련해 자신이 출중한 한 가지 능력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분야에 끊임 없이 도전, 융합 예술을 하는 이가 바로 여기 있다. 바로 이화여대 실기 수석 피아니스트 ‘박수현’이다.
 
그는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아카데미와 예원학교, 서울예고 졸업 후 음악감독으로 성장했다. 이화여대 중강당에서 열린 음악회 '음악이 흐르는 이화의 밤'은 전석 매진이라는 결과를 낳았으며,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이화의 밤' 역시 성공적인 마무리를 선보이며 그녀가 직접 총괄 기획하고 감독한 연주는 모두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예술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클래식을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로 인식시키고, 자신과 같은 융합예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포부와 성공 가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피아노 연주 뿐만 아니라 음악 감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예술의 전당 음악 영재 아카데미와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해 실기 수석에 오르기까지 오랜 길을 피아노와 함께 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항상 던졌던 질문이 '왜 이렇게 좋은 클래식을 전공자들에게만 다루어질까', '비(非)전공자들은 왜 클래식을 어렵게 인식할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러한 의구심들은 다양한 관객들로 하여금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을 깰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갖게 했다. 그 일환으로 연주회 장소, 곡목, 연주자 섭외, 연주회의 타이틀까지 전 과정을 총괄 기획 및 감독을 하게 되었다. 
 
Q. 연주를 하며 도움된 활동들이 있는지?
A. 음악감독을 위해 스스로 꾸준한 길을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그 중 교내 신문사인 '이대학보'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현직 기자들 토론을 통해 사회를 보는 시야를 넓혔다. 이화여대 130주년 대동제에서는 사회자로 발탁되어 직접 대동제를 기획했으며 가수 에릭남 등이 참여했던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며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보다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다른 악기들과의 하모니를 상상해 연주자들에게 곡목과 악기 편성을 한 경험이 있는데, 특히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단원 오디션 반주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악기들의 소리를 들었던 활동이 도움이 되었다.
 

Q. 기획 연주의 종류는 어떻게 되나?
A. 현재 우리나라의 음악시장에서는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 이번 기획 연주회를 통해 이 둘의 콜라보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대중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음악을 전하고 싶었다.
 
'음악이 흐르는 이화의 밤' 연주회를 통해 국악기와의 콜라보 연주를 진행, 총괄 기획 및 감독을 맡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 앵콜곡은 신 아리랑을 피아노와 플루트, 대금으로 마무리했는데, 공연 후 관객들로부터 우리 귀에 익숙한 국악적 멜로디의 아리랑이 서양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좋았다는 소감을 들었다.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운 '음악이 흐르는 이화의 밤' 연주 이후, 익숙하지 않은 인상파 음악을 피아니스트들이 모여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이화의 밤' 연주도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
 
Q. 연주를 감독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A. 무엇보다 연주자들에게 연주의 기회를 줄 수 있었다는 점이 감독으로서의 가장 큰 보람인 것 같다. 요즘 스타 연주자들을 제외한 다른 클래식 연주자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없어지는 만큼, 연주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음악회를 기획하는 것에 대해 매우 뿌듯했던 것 같다. 특히, 해설이 담긴 음악회를 진행했을 때는 ‘팜플렛만 주는 다소 지루한 연주회가 아닌, 음악에 대한 지식을 더욱 알고 가게 되어 기쁘다’, ‘생소한 악기들이 국악과 하나로 어우러져 신선했다’는 관객들의 소감을 들을 때마다 다음 연주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
 
또한 매 연주 때마다 물리적, 시간적 거리로 인해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사회 소수계층을 초대해 연주를 진행하고 있는데 음악이 주는 소중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 연주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항상 존경하고 있는 김정은 교수님과 함께 음악적인 시야도 넓혀 지금처럼 학교 내외로 연주에 두각을 나타내고 싶다. 또한,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관객, 클래식 공연은 지루하다는 편견부터 갖게 되는 공연의 틀을 깨고자 앞으로도 지금처럼 음악 감독으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나와 같이 피아노 실기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융합예술가' 후배들을 육성하기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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