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라이트=김건우]
▲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두리 한의사     © 김건우


지난해 교통사고 건수는 22만9,600건. 하루 평균 62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사망자는 감소하고부상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의 ‘2019년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8년 3,781명에서 2019년 3,349명으로 11.4% 감소한 반면 부상자는 32만3,037명에서 34만1,712명으로 5.8% 늘었다. 최근 10년으로 살펴보면 3주 미만 경상환자가 41% 증가했다.
 
교통사고는 예기치 못한 순간 찾아오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근골격계에 다양한 통증을 야기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교통사고 환자의 약 83%가 경험하는 편타성 손상 증후군(Whiplash-Associated Disorder, WAD)이다. 편타성 손상이란 자동차가 충돌할 때의 급격한 가속-감속(acceleration-deceleration)의 힘이 목으로 전달되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목이 채찍처럼 휘어지면서 발생하는 골·연부조직의 손상을 의미한다. 편타성 손상은 두경부 손상과 목 통증의 원인이 되며 이에 대한 침치료 등 한방치료의 효과는 이미 많은 연구 결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연스럽게 근골격계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교통사고 환자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방의 침술 중 하나인 동작침법(Motion Style Acupuncture Treatment, MSAT)을 한방통합치료와 병행할 경우 편타성 손상으로 인한 목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치료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김두리 한의사 연구팀은 교통사고로 인한 편타성 손상 환자에 대한 경추부 동작침법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실시한 결과, 동작침법과 한방통합치료를 병행할 경우 한방통합치료를 단독으로 진행했을 때보다 통증 완화 속도와 목의 가동범위 회복 속도가 빨랐음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IF=3.303)’ 최신호에 게재됐다.
 
동작침법은 침을 자입한 상태에서 한의사 지도 하에 환자의 수동적·능동적 움직임을 만들어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가 고안한 침술이며 즉각적인 통증 경감 효과가 강점이다. 지난 2013년에는 동작침법의 요통 완화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 통증 관련 국제학술지 ‘PAIN’에 게재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실시된 경추부 동작침법은 환자의 양측 상부 승모근에 침을 자입한 후 목의 좌우 회전을 유도해 목 통증 완화와 함께 모든 방향의 움직임을 개선시키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지난 2019년 7월~12월 자생의료재단 부천자생한방병원에 내원한 만 19세 이상 70세 이하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대상은 ▲교통사고 후 7일 이내 발생한 편타성 손상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고 ▲목 통증이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 5 이상인 경우로 설정했다. NRS는 통증 정도를 0~10으로 표현하며 10으로 갈수록 통증이 크다는 의미다. 연구대상자 전원은 입원 기간 동안 한방통합치료를 받았다. 한방통합치료란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치료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치료법이다.
 
연구대상 100명은 동작침법군과 대조군(한방통합치료 단독)에 각각 50명씩 무작위로 배정됐으며, 최종적으로 동작침법군 49명, 대조군 48명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입원기간 중 대조군은 한방통합치료를 받았으며, 동작침법군은 추가적으로 입원 2~4일차에 총 3회의 동작침법 치료를 병행했다.
 
연구팀은 동작침법군과 대조군의 통증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입원 2일차 치료 전을 기준일로 잡고 입원 5일차, 퇴원일, 퇴원 후 90일의 NRS를 비교했다. 기준일 당시 NRS는 동작침법군은 5.67±1.17, 대조군은 5.44±1.31로 비슷했다. 3회의 동작침법 치료가 진행된 5일차의 NRS는 동작침법군 3.56±1.51, 대조군 4.66±1.50으로 동작침법군이 대조군 보다 통증 개선 정도가 컸다. 퇴원 당시의 NRS는 동작침법군 3.27±1.67, 대조군 3.65±1.80으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퇴원 90일 후 동작침법과 대조군의 NRS는 각각 1.40±1.43, 1.36±1.46으로 두 군 모두 일상생활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호전됐다.
 
뿐만 아니라 시각통증지수(Visual Analogue Scale, VAS) 또한 NRS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기준일 당시 동작침법군과 대조군의 VAS는 각각 5.74±1.30, 5.53±1.39이었으나 입원 5일차에는 각각 3.66±1.58, 4.65±1.52로 동작침법군의 통증 개선 정도가 컸다. 연구팀은 이러한 통증 수치들을 보았을 때 동작침법과 한방통합치료를 병행했을 때 교통사고 환자들의 상태가 더 빠르게 호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VAS는 통증 정도를 10 cm 길이의 선상에 표시하고, 10에 가까울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목의 가동범위 또한 동작침법군의 개선 효과가 뚜렷했다. 일반적으로 목의 정상가동범위는 회전 90도, 굴곡·신전·측굴 45도로 본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작침법군은 대조군 보다 모든 방향의 움직임 개선 효과가 컸다. 한 예로 기준일 당시 동작침법군의 목 신전 가동범위는 22.81±12.29도였으며 대조군은 23.57±10.61도였다. 치료 5일차에는 동작침법군의 목 신전 가동범위는 37.96±8.60도, 대조군은 30.97±11.96도로 개선됐다. 두 군 모두에서 가동범위의 개선이 있었지만, 같은 기간 내에서도 동작침법군이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가동범위가 개선됐음을 알 수 있었다.
 
해당 논문의 제1저자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두리 한의사는 “본 연구는 경추부 동작침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최초의 RCT다. 연구결과 교통사고로 인한 목 통증에 동작침법과 한방통합치료를 병행 시 통증감소 및 움직임 개선 효과가 컸다”며 “한방통합치료를 단독으로 실시해도 목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지만, 초기에 동작침법을 병행할 경우 보다 빠른 시간 내에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하인혁 소장은 “최근 한방치료를 선호하는 교통사고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한방치료의 우수성을 꾸준히 입증할 것”이라며 “한방치료로 교통사고 부상과 후유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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