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정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민정은 현재 tvN 주말드라마 ‘미스텨션샤인’에 출연하고 있다. 그녀가 맡은 역은 ‘쿠도 히나’로, 히나는 경성 제일의 명소로 꼽히는 호텔 글로리의 주인이며, 등장 할 때마다 화려한 이목구비와 언변을 갖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빠르게 흡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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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한 배우로 우뚝 선 관록의 중견배우
아역배우 출신으로, 어느 덧 연기계에서 기라성같은 존재로 급부상한 김민정은 오직 배우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성인들도 소화하기 힘든 대하사극에 자주 출연하며 정석과도 쌓아온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김민정을 두고 시청자들은 “미스터션샤인에서 김민정보다 연기경력이 많은 배우들은 중견배우 몇몇을 제외하고는 없을 것”이라고 농담할 정도다. 
 
1982년생인 김민정은 1988년 현대자동차 ‘엑셀’ 자동차 CF를 통해 정식데뷔했다. 이후 롯데제과, 삼도물산 등 무수한 광고를 찍었고, 연기자로 정식 데뷔한 시기는 1990년 MBC 베스트극장 ‘미망인’을 통해서다. 이후 김민정은 1992년 영화 ‘돌아오라 개구리소년’, 1993년 이준익 감독의 입봉작 ‘키드캅’에서 주연으로 활동했다. 뚜렷한 이목구비를 소유하고 있는 김민정을 사람들은 서서히 배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민정은 어지간한 성인배우들도 손사레 친다는 정통사극에 많이 출연해왔다. 당시 김민정이 아역으로 활약할 당시 같은 아역배우 출신 정태우와 이재은, 이민우 등이 활약했고, 정태우와 이민우 등 아역배우 출신 배우들과는 부부 역을 맡기도 했다. 실제로 정태우와는 동갑내기에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덕분에 가장 큰 친분이 있고, 역사 시험에서 늘 만점을 받았다는 후문이 따르고 있다.
 
많은 아역배우들이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 한 채 연기자로 성장하지 못한 채 좌절한 가운데, 김민정은 꿋꿋하게 아역배우 꼬리표를 떼는데 성공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드라마 ‘아일랜드’다. 애로배우로 활약하는 인물 ‘한시연’ 역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주목받는데 성공한 그녀는 후속작인 ‘패션70’s‘와 '뉴하트’ 등 드라마를 통해 매회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는 캐릭터로 자신만의 연기력을 구축해나갔고, 어떤 중견배우와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진검승부도 펼쳤다. 또한 영화 ‘음란서생’에서는 왕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는 궁중의 실세인 후궁 정빈 역을 맡아 농익은 연기력으로 극을 전개해 큰 호평을 받았다.

layout 2018-7-24.jpg▲ 사진: (좌) 김민정 인스타그램 (우) 드라마 '왕과비' 한 장면
 
대체불가 ‘쿠도 히나’ 김민정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주요배경이 되는 호텔 글로리는 경성에서 돈 푼 꽤나 만지는 거부들부터 유행에 민감한 모던보이들까지 몰려와 차도 마시고, 게임도 하는 최고의 휴식공간인 동시에 주인공들의 연결고리가 되는 장소다. 그러나 히나는 호텔 글로리의 주인이 되기까지 분노와 치욕의 세월을 보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극중에 아무도 없다. 주제도 모르고 그녀에게 덤빈 친일파는 되레 그녀에게 호된 꾸중을 듣고 물러나기까지 하다.
김민정이 맡은 쿠도 히나는 한이 많은 여성이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강한 신분제 때문에 자칫 평범한 여성으로 자랄 뻔 한 쿠도 히나는 모던걸, 호텔 주인이라는 명성보다 성공한 여성의 전형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나긋나긋한 모습에 감춰진 카리스마는 드러내야 할 곳에 확실히 드러난다. 쿠도 히나를 보고 있으면 ‘부드러운 칼이 더 잘 드는 법’이라는 말이 사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욕망을 은근히 드러낼 줄도 알고, 흔적 없이 감출 줄 알고,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를 하더라도 신중하다. 그 신중하고 조용함 속에서 끓어오르는 욕망은 히나가 쌓은 막대한 경험치에서 비롯됐다.
 
소작농의 후예인 쿠도 히나의 본명은 이양화다. 단돈 5만원에 조선을 일본에 팔아넘기고 실세가 된 이완익의 딸인 히나는 영악한 아버지 아래서 장시에서 개팔리 듯 늙은 일본 거부의 처로 어린 나이에 처세를 알게 된다.
 
울기보다는 물기를, 슬픔보다는 분노를, 절망보다는 희망을 먼저 개척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히나는 인내에 인내를 거듭한 끝에 호텔 글로리를 죽은 남편으로부터 상속받게 됐다.
 
아버지 이완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이양화가 되기보다는 전남편 성씨인 쿠도가의 여성으로 상속권을 주장하며, 아버지조차도 자신의 곁을 함부로 내주지 않는다. 욕망으로 점철된 사내의 본성이 밑바닥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버지를 통해 엿본 결과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그 모든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을 허락지 않지만, 자신의 곁으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작은 것을 나누는 것을 허락한다.
 
쿠도 히나를 보고 있으면 2009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선덕여왕’ 속 미실을 보는 것 같다. 부드러움 속에 폭풍 같은 카리스마를 표출하던 미실은 사람의 마음을 사고 그것을 휘두르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쿠도 히나와 미실이 다르지 않다. 때문에 미실과 쿠도 히나는 주인공 이상의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유진초이를 두고 주인공 고애신(김태리)와 은근한 경쟁을 즐기는 쿠도 히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실은 쿠도 히나의 역할이 원래 배우 김사랑에게 가려던 배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김사랑보다는 김민정이 쿠도 히나에게 적합한 배우라는 사실에 감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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