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금요영화] 카모메 식당     © 이희선 기자
[뉴스브라이트=이희선 기자]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핀란드 헬싱키에 자리한 카모메(갈매기) 식당은 일본인 사치에가 혼자서 꾸리고 있는 작은 일식당이다. 개업을 한 지 한 달째가 되어가지만 손님 하나 없던 어느 날, 일본문화에 심취한 핀란드 청년 토미가 들어와서 사치에에게 ‘갓챠맨’의 주제가를 가르쳐달라고 말한다.


가사가 좀처럼 기억이 안 나던 사치에는 우연히 서점에서 미도리를 만나 가사를 전부 배우게 되고, 이를 계기로 미도리는 당분간 카모메 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토미가 드나들고 미도리가 일하기 시작하면서, 언제나 밖에서 말없이 노려만 보다 가는 리사와 그동안 호기심으로 지켜보던 할머니 삼인방도 식당에 들어온다. 핀란드로 여행을 왔다가 짐을 잃어버린 마사코 역시 카모메 식당의 일원이 된다.


핀란드에서 일본 음식만을 고집하는 사치코의 음식을 맛보는 손님들로 식당이 만원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사연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한다.


일상에 쫓기다 핀란드인의 여유로움을 동경하여 핀란드로 온 일본인 미도리와 마사코. 그러나 그들이 동경했던 핀란드인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 슬퍼하는 여인과 곤궁함을 못 이겨 도둑질을 하는 커피 장인으로 실체화되어 그들 앞에 나타난다.


이들 모두는 카모메(갈매기) 식당에서 사치에의 음식을 맛보며 서로의 사연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진리를 깨닫는다.
세상 어느 곳이든 슬픈 사람은 슬퍼하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워한다는 것. 맛있게 먹어줄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커피를 끓이는 사치에를 통해 누구나 갖고 있는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커다란 사건 없이 여러 인물들의 사연을 잔잔하게 풀어가는 과정은 자칫 지루함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이를 없애주는 영상미도 손꼽을 만하다.


특히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장면들은 시각적 효과를 넘어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핀란드에서 일본의 가정식이 어떻게 녹아드는지를 보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 과장 없는 연기로 편안함을 더해준 배우들의 연기 역시 주목할 만하다.


[ebs 금요영화] 카모메 식당
2019년 5월 17일(금) 밤 12시 5분 방송
원제: かもめ食堂 / Kamome Diner

이희선 기자  |  aha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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