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금요영화] 7일(금) 아메리칸 퀼트     © 이희선 기자
[뉴스브라이트] 감독: 조셀린 무어하우스, 출연: 위노나 라이더, 앤 밴크로프트, 엘렌 버스틴, 진 시몬스


핀 도드는 막 남자친구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은 대학생이다. 핀은 수공예와 관련된 논문을 쓰기 위해 할머니 하이와 이모할머니 글래디조가 함께 사는 집으로 찾아온다.


핀은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이혼한 후 진정하고 영원한 사랑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됐고, 이러한 시각 때문에 샘과의 결혼을 망설인다.


할머니 댁에서는 어린 시절에 핀이 보고 자란 이웃 여인들이 활발하게 퀼트 모임을 진행 중이다. 핀의 결혼 선물로 분주히 퀼트를 만들면서, 노파들은 하나씩 자신의 진정한 사랑과 삶에 대한 회고를 하기 시작한다.


젊었을 때 뛰어난 다이버이자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소피아는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어머니를 피해 결혼한다. 그러나 출산과 결혼생활은 결코 그녀의 도피처가 되지 못했고, 소피아는 점차 그렇게나 싫어했던 어머니와 닮아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엠은 바람둥이 화가 남편 딘과 함께 살면서 줄곧 마음고생을 한다.


이혼까지 결심하고 친정으로 돌아갔으나 결국 친정 부모님이 등을 떠밀어 다시 딘과 함께 살게 된다. 같은 퀼트 멤버인 콘스탄스가 딘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생각한 엠은 그녀와 갈등을 빚지만, 어느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남편이 그 나름대로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핀의 할머니 하이는 죽어가는 남편을 보면서 고통스러워하다가 생각 없이 언니 글래디조의 남편과 하룻밤을 보내고 만다.


글래디조는 이 사실을 알고 배신감에 몸을 떨고, 동생에 대한 미움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퀼트 모임을 지휘하는 안나는 자신이 하녀로 있던 집의 도련님과 눈이 맞아 딸 마리아나를 출산하게 된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란 마리아나는 자라서 파리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후에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렇게 이름조차 모른 채 헤어지지만, 마리아나에게는 그가 평생 잊지 못할 소울메이트다.


퀼트 모임 멤버들은 이렇게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과 삶을 한 땀씩 수놓아 마침내 퀼트를 완성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핀 역시 사랑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얻고 조금 더 성장해 한 발짝 나아가게 된다.


삶은, 그리고 사랑은 한 장의 퀼트를 완성하는 것과 같다. 딱히 정해진 규격도 패턴도 없다. 그저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다 보면 가장 소중한 추억이 천 위에서 형태를 잡아간다.


사랑과 인생도 마찬가지로 정해진 패턴이나 모범답안은 없다. 비뚤어지고 일그러진 형태여도 진심을 다해 한 걸음씩 헤쳐 나갔기에 소중하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만들어 딸에게 물려주는 퀼트처럼, 이미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여인들이 다음 세대에 전수하고픈 비밀과 사연이 한 조각씩 이어 붙여져 하나의 작품이 된다.


휘트니 오토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국배우조합상 연기상 후보로 마야 안젤루(안나 역), 앤 밴크로프트(글래디조 역), 엘렌 버스틴(하이 역), 사만다 마티스(어린 소피아 역), 케이트 넬리건(콘스탄스 역), 진 시몬스(엠 역), 위노나 라이더(핀 도드 역) 등이 올랐다.


진 시몬스나 케이트 캡쇼, 앤 밴크로프트 등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며,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그 사연이 고스란히 담긴 퀼트를 감상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다.


EBS 금요영화 '아메리칸 퀼트'는 6월 7일 (금) 밤 12시 5분에 방송된다.

이희선 기자 aha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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