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그 어떤 건강식품보다도 녹용의 인기가 높다. 평소 가볍지 않은 가치의 무게로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지만,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한가위’ 추석에는 얘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녹용은 예로부터 ‘신의 뿔’로 불리며 귀하게 여겨온 대표적인 보양식품이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옛 문헌에서도 주요 약재로 등장할 정도다.
 
서울 소재의 한 한의원장은 “유독 무더위가 오래 지속되었던 올 여름, 지칠 대로 지친 몸의 기력 증진을 위해 녹용을 찾는 이들이 많다”며 “떨어진 기력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면 여름을 지나 가을과 겨울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녹용의 제품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소비자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품질부터 제조 과정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자사의 녹용 제품이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애꿎은 소비자 혼란만 부추기는 꼴이 됐다. 이 때문에 막상 제품을 구매해야 할 순간이 오면 많은 이들이 깊은 고민에 빠진다.  
 
다만 ‘제대로 된’ 녹용 제품을 구매하기 원한다면 한 가지 요건은 반드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그 것은 바로 ‘원산지’다. 원산지는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사슴의 사육 환경에 따라 녹용의 품질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되는 녹용 제품은 크게 러시아산, 뉴질랜드산, 중국산, 국내산으로 나뉜다. 관련 업계에서는 으뜸 ‘원(元)’자를 붙인 러시아산 ‘원용(元茸)’이 품질 측면에서 다른 원산지의 녹용보다 우수한 가치로 인정받는다.  
 
녹용은 기본적으로 추운지방에서 방목 상태로 자라난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한 추위에 머리를 뚫고 양기가 솟아올라 자라난 녹용은 그만큼 강인한 생명에너지를 품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의 진주라 불리는 러시아 알타이 지역의 농장들은 유라시아 대륙 한가운데 눈 덮인 높은 산과 드넓은 초원이 어우러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해발 2000m의 고지대에서 영하 30도의 추위의 영향으로 고품질의 녹용이 생산된다고 한다.  
 
또한 이 지역의 사슴은 인공사료가 아닌 산작약, 개밀 등 자연 약초를 맘껏 뜯어먹고 자라기 때문에 생장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 녹용 골밀도가 우수하며 녹용 가공 과정에서도 응집된 노하우와 기술력도 우수하다.  
 
이 때문에 실제 러시아산 녹용은 뉴질랜드산과 중국산 녹용에 비해 고가로 유통되고 있다. 원산지의 가치 차이를 가격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편강한방연구가 의뢰해 한국갤럽이 지난 7월 3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주요 온•오프라인 243개 매장에서 총 453건의 나라별 녹용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러시아산 녹용이 뉴질랜드산 녹용보다(판매지역에 따라서는) 최고 100g당 42.2%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관세청 ‘나라별 녹용 수입 가격’ 자료에서도 러시아산 녹용이 뉴질랜드산 녹용 대비 Kg당 약 72.9% 높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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