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영화] 뮤직 오브 하트 '인생은 세옹지마'     © 이희선 기자
[뉴스브라이트=이희선 기자] 원제: Music Of The Heart
 
감독: 웨스 크레이븐, 출연: 메릴 스트립, 에이단 퀸, 글로리아 에스테판, 안젤라 바셋, 제인 리브스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접어두고 결혼을 선택한 로베르타(메릴 스트립)의 현재는 그리 행복하지 않다.


남편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 집을 떠났고 로베르타는 혼자 몸으로 두 아이를 먹여살려야 하는 처지다.


삶의 힘겨움과 외로움에 주저앉기 직전인 로베르타는 우연히 만난 어린시절의 친구 브라이언(에이단 퀸)에게 의지하게 되며 사랑을 싹틔운다. 하지만 두 아이에게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로베르타와 결혼 제도에 묶일 생각이 없는 브라이언의 연애는 순탄하지 못하다.


결국 두 사람은 이별하고, 할 줄 아는 거라곤 바이올린 연주뿐인 로베르타는 빈민가의 초등학교에 비정규직 음악 교사로 취직한다.


클래식 교육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빈민가의 아이들을 가르치기란 더더욱 쉽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학부모들은 부르주아 백인들의 음악인 바이올린을 자신의 아이들이 왜 배워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다.


로베르타는 음악의 가치를 무시하는 학부모들과 동료 교사들의 냉대에까지 맞서게 된다. 하지만 누구든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감동하지 않기란 어려운 법. 학기가 끝날 무렵 아이들은 제법 근사한 연주를 선보인다.


로베르타를 외면하던 학부모들과 동료 교사들은 아이들의 바이올린 연주에 깊이 감동을 받는다. 어느덧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로베르트의 바이올린 교습은 꽤 인기 강좌가 되어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로베르타는 교육청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갑작스레 해고를 당한다. 로베르타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설득해 수업을 이어가기 위한 기금마련 콘서트를 열기로 한다.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퍼지자 유명 음악가들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의 손길까지 내민다.


공연장조차 찾지 못하던 로베르타와 아이들은 놀랍게도 카네기홀에서 연주를 하는 영광까지 얻는다. 물론, 로베르타의 바이올린 교습은 이후로도 계속된다.


<뮤직 오브 하트>는 음악을 소재로 삼았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사랑하는 일을 찾고 의지를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그것이 결실을 맺게 된다는 교훈을 준다.


로베르타는 물론이고, 얼핏 매정해 보이기도 하는 브라이언 또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주체적으로 삶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로베르타 못지 않은 씩씩한 인물이다. 또 한 가지, 로베르타는 편견없이 모든 아이들을 동등한 시선으로 대하며 자신들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게 한다. 심지어 아버지가 가족을 떠나도록 만들었다고 오해하는 아들의 비난에도 로베르타는 화를 내는 대신 진실한 태도로 진심을 전한다.


잘 교육받은 백인인 로베르타가 미처 짐작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아이들의 실상을 알게 되었을 때, 로베르타는 크게 당황하지만 솔직하고 성의있게 사과를 한 뒤 대안을 마련해준다. 사소한 계기지만 결국 모든 이들의 삶을 바꾼 것은 로베르타의 올곧은 진심이다.


<뮤직 오브 하트>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로베르타 과스파리는 현재까지도 빈민가의 아이들을 위한 바이올린 스쿨을 이끌고 있다. 영화의 말미, 카네기 홀 장면에서는 거물급 클래식 음악가들이 직접 출연하고 연주도 했다.


아이작 스턴, 이자크 펄만, 마크 오코너 등은 실제로 로베르타 과스파리가 기금마련 콘서트를 여는 것을 도와주었다. 메릴 스트립의 열정적이고 과격한 호연도 인상적이다.


메릴 스트립은 이 작품으로 그 해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토록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음악 영화를 만든 사람이 <나이트 메어><스크림> 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진 슬래셔 호러의 대부라니. 감독 웨스 크레이븐의 경력에서 <뮤직 오브 하트>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영화의 어떤 요소보다도 가장 독특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BS 영화 '뮤직 오브 하트'는 5월 12일(일) 오후 1시 5분에 방송된다.

이희선 기자 aha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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